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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콘텐츠 및 미디어 제작물을 생산하는 기술이 다양해지면서 등장한 ‘가상인간(virtual human)’이 국내외 문화산업의 관습과 지형을 바꾸어놓고 있다. 가상인간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학술적 논의가 미디어 상품으로서 가상인간이 갖는 경제적효과, 산업적 가치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에 한계를 지적하며, 이 연구는 새로운 미디어문화현상으로서 가상인간의 ‘생산’과 ‘생산체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함을 주장한다. 이는 디지털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미디어 생태계를 고려할 때, 지금까지 이루어져 온 미디어생산연구의 지형과 영역을 생산자 개인과 생산자 조직에 대한 탐구로부터 생산자, 생산망, 생산기술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했다. 이 연구는 현대의 매체환경에서 ‘생산’에 복합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생산자, 기술, 생산망 등의 생산체계를 다층적으로 탐구할 필요성에 대해 이론적으로 서술하면서, 가상인간 ‘로지’를 생산하는 체계를 1) 알고리즘, 그래픽, 디지털 기술의 생산망, 2) 기술 전문직의 반복 노동, 3)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돌봄노동, 4) 얼굴 없는 몸의 유령노동의 네 가지 맥락으로 요약한다. 가상인간 ‘로지(Rozy)’의 생산 사례를 통해 생산과 유통에 기여하는 기술의 변화에 다분히 유동적인 문화산업이 겪고 있는 변화의 단면을 포착하고, 변화하는미디어 생태계 안에서 미디어 생산연구가 주목해야 할 대상, 영역, 관점에 새로운 시사점과 비판적인 관점을 제안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