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시대 인문학 선언: 포스트휴먼 조건에서 인문학 구하기Humanities Manifesto in the Age of Generative AI: Saving Humanities in the Posthuman Condition
헨리 A. 키신저 등이 공동 집필한 『AI이후의 세계』에서 챗GPT는 인쇄술 발명 이래 흔들린 적 없는 인간의 인지 과정을 바꾸는 지적 혁명을 일으키는 신기술이라고 했다. 근대는 “인간은 책을 만들고, 책은 인간을 만든다.”로 성립한 문명이다. 책의 저자는 인간이고, 책은 저자의 원고를 대량 복사한 상품으로 존재한다. 인쇄기는 인간이 쓴 원고를 책으로 대량 복사하는 기계다. 반면 챗GPT는 인간이 생산한 여러 지식을 ‘훔쳐서’ 문장을 생성한다. 스티브 잡스가 즐겨 인용한 피카소가 했다는 명언이 “좋은 예술가는 복사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이다. 그러면 인쇄술이 좋은 예술가였다면, 생성형 AI는 훌륭한 예술가의 수준으로 진화할 것인가? 생성형 AI는 인간 집단기억과 집단학습으로 이뤄지는 문화적 진화의 ‘기본 값(default value)’을 리셋(reset) 하는 파괴력을 가진다. 앞으로 문명의 주역은 더는 인간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의 협응”을 어떻게 하느냐로 운명이 바뀌는 포스트휴먼 시대가 도래 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나의 유령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챗GPT라는 유령이!” 이 유령에 맞서 “포스트 휴먼 인문학(post-human Humanities)”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