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인공지능인문학

아카이브칼럼

칼럼

글보기
가상현실
Level 10조회수350
2022-05-23 13:01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개념을 처음 제시한 것은 스탠리 와인바움(Stanley G. Weinbaum)의 소설 피그말리온 안경(Pygmalion's Spectacles, 1934)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이전에 올더스 헉슬리(Aldous L. Huxley)의 소설 멋진 신세계(Brave New World, 1932)에 촉감영화라는 개념이 등장하지만 대략적으로 언급하는 정도이고, 스탠리 와인바움의 소설 피그말리온 안경에서 제시한 가상현실 개념은 매우 구체적이다. 이후 가상현실이라는 개념은 1990년대를 지나면서 토탈리콜(Total Recall, 1990),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1995), 매트릭스(Matrix, 1999) 등 대중문화에서 가상현실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등장하면서 대중에게 각인되었다. 하지만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이 미흡하여 2010년대 중반 이전에는 대중이 직접 사용하기는 어려웠다.

VR 기술의 근원은 1852년 개발되었던 스테레오스코프(Stereoscope) 기술에서 시작된다. 스테레오스코프는 양안시차를 이용하여 그림에서 입체감을 느끼게 하는 기기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눈동자는 6~6.5cm 떨어져 있는데 렌즈에 사람의 양안 시차만큼 각도로 그려진 그림에서 입체감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입체 그림은 사진 기술을 이용한 뷰마스터(View Mater, 1939)와 영상 기술을 이용한 센소라마(Sensorama, 1962)를 거치며 발전하게 된다. 이후 1968년 유타 대학의 이반 에드워드 서덜랜드(Ivan Edward Sutherland)가 VR 기기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HMD(Head Mount DIsplay)를 제작한다.

1990년대 이후 가상현실 기기를 대중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기술적 제약으로 인한 부족한 완성도로 외면받아 모두 실패했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제반 기술이 발전하면서 2015년 기어 VR, 2016년 오큘러스 리프트, HTC VIVE, 플레이스테이션 VR 등 대중을 겨냥한 기기들이 출시되기 시작한다. VR 기기를 구현하려면 사람이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화면을 변화시키기 위해 동작 감지를 하기 위한 센서가 사용된다. 동작 감지를 위한 센서는 자이로센서와 가속도센서로 구성되며 사용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는 값을 읽어 영상의 방향과 변화 속도를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멀미를 억제하기 위해서 높은 해상도와 주사율이 필요한데, 정교한 3D 영상을 고해상도, 고 고주사율로 구현하려면 컴퓨터의 높은 그래픽 처리 능력이 필요하게 된다. 높은 그래픽 처리 능력을 갖는 컴퓨터가 기기에 탑재되어 독립적으로 동작하기 위해서는 소형화와 저전력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기기의 얇고 가볍고 높은 해상도와 빠른 반응속도를 갖는 디스플레이가 있어야한다. 그리고 독립적인 기기이기 때문에 무선으로 대용량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고대역폭, 저지연 무선통신 기술이 필요하다. 이런 제반 기술이 동시에 성장하여 저렴한 가격에 제작이 가능해야 대중화가 가능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VR 기기의 대중화의 선결과제인 성능, 디스플레이, 무게, 가격 등의 문제가 완화되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접근성이 높아졌다. 기존에는 PC 기반인 고가의 VR 기기에서만 가능한 성능과 디스플레이가 독립적인 기기에서 가능해졌다. 2020년 페이스북(Facebook)이 소유하고 있는 오큘러스(Oculus)가 기존보다 높은 해상도와 주사율을 갖으며 좀 더 경량인 오큘러스 퀘스트 2(Oculus Quest 2)를 출시하였다. 퀘스트 2는 기반이 되는 PC나 콘솔 없이 독립적으로 구동이 가능하며 이전 제품보다 성능이 향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저렴하게 출시되어 대중화를 촉진시켰다. 현재 누적 판매량은 5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시장 점유율 75%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다양한 VR 기기들이 나오고 있지만 시기상조라는 반응도 있다. VR 콘텐츠가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VR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높은 최적화 기술과 원활한 상호작용을 위한 물리엔진, 적합한 인터페이스 설계가 필요하지만 들이는 투자에 비해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재 나와있는 VR 콘텐츠는 대부분 완성도가 높지 못하다.


박상용(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연구교수)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06974 서울특별시 동작구 흑석로 84 중앙대학교 310관 828호  TEL 02-881-7354  FAX 02-813-7353  E-mail : aihumanities@cau.ac.krCOPYRIGHT(C) 2017-2023 CAU HUMANITIES RESEARCH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