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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를 통해 우리 사회와 삶은 어떻게 달라 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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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30 13:53

2021년은 메타버스(Metaverse)의 발전에 아주 중요한 한 해였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팬데믹(Pandemic;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외부활동이 차단됨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만남과 관계 맺기를 원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많은 사람들은 온라인 또는 가상현실 등의 비대면 환경으로 눈을 돌렸고, 그 속에서 커뮤니티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점차 대중들에게 널리 퍼지기 시작하였다. 현재는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지고 있고, 세계 최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이하 SNS)인 ‘페이스북(Facebook)은 메타버스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여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언택트(Untact) 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인 메타버스로의 전환은 우리 사회와 삶 속에서도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메타버스를 주도하고 있는 플랫폼들은 ‘제페토(ZEPETO)’, ‘로블록스(Roblox)’, ‘포트나이트(Fortnite)’, ‘VR 챗(VR chat)’ 등이 존재하는데, 이러한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주요한 특징은 현실세계처럼 사회생활과 경제생활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세계와 유사한 활동이 메타버스에서도 가능하도록 하는 요인을 살펴보면, ‘아바타(Avatar)’, ‘오픈 월드(Open World)’, ‘샌드박스(Sand Box)’, ‘크리에이터 이코노미(Creator Economy)’, ‘콘텐츠의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가 있다.

‘아바타’는 이용자인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고, 이 아바타를 활용해서 마음껏 가상세계를 탐험할 수 있도록 무한한 가상공간을 제공하는 ‘오픈 월드’, 이 세계 속에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만들어 볼 수 있는 ‘샌드박스’,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각종 콘텐츠를 다른 이용자들과 공유하면서 일정 비용을 지급받는 시스템이 ‘크리에이터 이코노미’이다. 그래서 메타버스 세상은 이용자들이 일방적 소비자가 아니라 누구나 즐길 거리를 직접 만들 수 있고, 누구나 콘텐츠 소비자이자 생산자가 될 수 있는 ‘콘텐츠의 탈중앙화’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메타버스를 통해 우리 사회와 삶은 어떻게 달라 질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면, 현 시점에서는 콘텐츠의 탈중앙화를 가장 깊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 콘텐츠의 탈중앙화는 인터넷이라고 부르는 web의 발전과 관련 있다. pc기반의 인터넷을 활용한 web 1.0 시기는 중앙집권적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즉, 인터넷 사업자들이 콘텐츠를 보유하고, 이용자들은 포털 등을 통해서 일방적으로 제공받는 방식이었다. 

모바일 기반의 인터넷을 활용한 web 2.0의 초기 구조는 web 1.0 시기처럼 사업자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방식이었다. web 2.0 후반으로 가면서 유튜브(Youtube), 인스타그램(Instagram), 틱톡(TikTok) 등과 같은 SNS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더 나아가 이용자들이 생산한 콘텐츠가 사업자들이 생산한 콘텐츠를 압도하는 상황까지 이르면서, 크리에이터 이코노미가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중앙의 누군가가 생산한 콘텐츠를 이용자들이 일방적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콘텐츠를 생산하기도 하고, 다른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를 소비하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콘텐츠의 탈중앙화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런 흐름은 메타버스 기반의 web 3.0에서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 특정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련 능력이나 전문적인 기술이 필요하지만, 메타버스에서는 상상력을 바탕으로 각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툴(tool)만 잘 이용해도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 이미 제페토, 로블록스와 같은 메타버스 플랫폼들은 에디터 기능을 지닌 직관적이고 간편한 생산자용 툴을 제공하고 있다. 이런 툴을 활용하여 아바타뿐만 아니라 가상공간, 의상, 게임까지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제페토 안의 가상세계를 만드는 ‘제페토 빌드 잇(ZEPETO build it)’, 아바타용 의상을 만드는 ‘제페토 스튜디오(ZEPETO Studio)’가 있고, 로블록스는 게임을 만들 수 있는 ‘로블록스 스튜디오(Roblox Studio)’를 지원하고 있다. 심지어 현실세계에서는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툴을 잘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용 가이드 책도 출간하고 있어, 콘텐츠의 탈중앙화는 가속화 될 것이다. 

메타버스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 신개념 일자리인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를 활성화 시켰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일자리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메타버스는 사회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용도와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고, 그 세상에서는 내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어 크리에이터로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그만큼 우리 사회와 인간의 삶에 있어 메타버스의 활용과 그 확장성에 대한 기대와 가치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메타버스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에 대해 일각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유행, 시대를 잘 만난 거품 등으로 표현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고, 지속가능한 메타버스를 만들기 위해 두 가지 논의를 나눠보고자 한다. 

첫째, 메타버스 시대를 맞이하며 우리는 기술에 대한 비약적 발전 뿐 아니라 인문학적인 성찰과 윤리적・도덕적 문제들에 대해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 인문학적 성찰 없이 메타버스가 양적으로만 성장할 경우, 인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차별의 문제, 성희롱, 존엄성 위배 등의 문제들은 그대로 재현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메타버스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에 있어 각별한 윤리 의식과 책임감이 요구된다. 

둘째, 지속가능한 메타버스 세상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메타버스는 결국, 인간의 욕구가 실현될 수 있는 공간이다. 메타버스에서 어떤 콘텐츠,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면, 그 뒤에는 더 나은 것을 원하는 인간의 욕망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즉, ‘메타버스가 우리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메타버스가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다양한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고, 지속 가능한 메타버스로의 진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연구교수, 황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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