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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 플랫폼 자본주의 | 닉 서르닉 (킹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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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08 11:37

데이터와 플랫폼 그리고, 새로운 비즈니즈 모델과의 관계 
 

 

  데이터의 공공적 사용 사례

  지난 2020년 12월 있었던 <서울 빅데이터 포럼>에서는 고해상도 도시 센서를 이용해 서울시 기온의 공간적 패턴을 확인한 결과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S-DoT(Smart Seoul Data of Things)은 서울 전역의 CCTV 지주에 설치된 850개의 Iot 센서다. 이 수치는 S-DoT 설계의 참조 모델이 되었던 시카고의 AoT(Array of Things)보다 설치 밀도가 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도시 공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현상까지 세밀하게 감지할 수 있을 정도다. S-DoT은 하루에 총 62만 건의 데이터를 생성한다. 수집 정보는 미세먼지, 온도, 습도, 자외선, 소음, 조도 등 도시 현상에 대한 데이터와 시민 행동에 대한 데이터로 그 목적은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방재,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행정, 데이터 융합을 통한 다양한 가치 창출에 있다.

  당일 발표에서는 기온 데이터를 통해 새롭게 발견된 점을 소개했다. 그중 도시의 생활 기온이 기상청의 발표보다 1.8도 높았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S-DoT은 도로변과 같은 도시 환경 속에 설치되어 있어 실질적 생활 기온을 측정하는데 유리하다. 높은 설치 밀도 덕에 지역별 온도 차이를 구체화하기도 용이하여 종로, 홍대, 구로 일대가 여느 지역보다 기온이 높은 지역임도 확인되었다. 24시간 동안 기온 변화 패턴을 살필 수 있는 S-DoT 덕에, 오전에는 지역 간 기온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가 오후 1시부터 서울 중심의 기온이 평균보다 높아지고, 이후 저녁 7시까지 고온 지대가 점차 동쪽으로 확대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하루 최고 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의 서울 내 지역 간 온도 차이가 4도까지 벌어졌고 이러한 차이는 낮보다는 밤에 더 컸다는 사실, 공간 차원에서 보면 낮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다가 오후 4시 이후부터 기온의 하락 속도의 지역별 차이가 확연해졌는데, 하락 속도가 빠른 곳은 산지공간, 개방공간, 주거공간 순이었고 가장 느린 곳은 상업공간이라는 사실 등이 확인 되었다. 이러한 자료는 녹지 비율, 고도 차이, 평균 도로폭, 건축 면적 등 다른 데이터와 연계할 경우 더 풍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기반이 된다. 서울시는 향후 2022년까지 도시 센서를 2500개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데이터가 원유인 시대다. 2500개 도시 센서가 매일 같이 생성하는 약 200만 건의 데이터는 과학적 행정, 실시간 방재, 다양한 가치 창출을 가능하게 하리라는 데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도래할 시대에 데이터의 공공적 사용을 최대화하는 민주적 관리 통제는 점점 중요해질 것이다.

  플랫폼은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

  데이터의 상업적 사용도 극대화되어 가고 있다. 이 시대에는 더욱 정확하고 밀도 높은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하고 이용하고 분석할 수 있는 장치가 요구된다. <플랫폼 자본주의> 저자 닉 서르닉은 플랫폼을 데이터의 수집, 이용, 분석을 가능케 하는 장치라고 보고 데이터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규정한다. 

  플랫폼은 통상 승객이 기차나 버스, 택시 등의 교통수단에 타고 내리기 쉽게 만들어 놓은 시설물을 뜻한다. 최근에 이 표현은 주체(승객과 사람)와 객체(교통수단과 사물이나 자원) 또는 객체와 객체 또는 주체와 주체를 디지털로 연결 지어주는 매개 장치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이곳과 저곳, 생산자와 소비자 등을 연결해 데이터화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쓰이는 중이다.

  저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으로서의 플랫폼이 매우 폭넓게 활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는 플랫폼의 형태를 ㈀ 우버, 에어비앤비, 카카오택시, 배달의민족과 같이 서비스의 주문과 제공을 온라인에서 중개하는 ‘린(lean)’ 플랫폼, ㈁ GE나 지멘스 등이 자사 제조부품들에 사물인터넷·센서장치 등을 활용해 생산 과정을 최적화하는 ‘산업(industry)’ 플랫폼, ㈂ 일명 구독경제라고 불리는데 넷플릭스, 캐딜락, 코웨이같이 자사 콘텐츠나 제품을 렌트나 구독하는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제품(product)’ 플랫폼, ㈃ 구글이나 페이스북, 네이버같이 무료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추출하는 ‘광고(advertising)’ 플랫폼, ㈄ 클라우드, 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이용자의 데이터를 저장・추출하는 ‘클라우드(cloud)’ 플랫폼으로 유형화한다.

  그는 오늘날이 ‘플랫폼 시대’라 일컬어질 만큼 플랫폼이 다양한 형태로 일상 깊숙이 파고들어 있다고 진단한다. 데이터를 수집, 이용,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장치가 세계의 판도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로서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지배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기술 유토피아를 내세운 플랫폼 장치의 자본주의적 활용이 그 어느 때보다 우세한 형국이다. <플랫폼 자본주의>는 데이터가 어떻게 자원이 되고 이윤의 근거지가 되며, 플랫폼이 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부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비판적 이해를 도울 것이다. 

김영선 
(노동시간센터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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