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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 중독》 - 수용과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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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7 13:25
4회 인문페스티벌 독후감 부문 대상 수상작 (중고등부)
 
 

인공지능 로봇은 이미 일상에 스며들어 대부분의 TV는 인공지능 스피커 기능을 가지고 있고 스마트폰에는 인공지능 비서 기능이 도입되어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다. 머지않아 인공지능 로봇이 사회 구동의 주축이 될 것임은 자명해 보인다. 미래에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과 구분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인간과 구분되지 않는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현실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는 편리함을 제공받겠지만 그 이면에 가려진 문제들이 심각한 사회 혼란을 일으킬 것이다. 인간의 존재 의의와 인간의 존엄성이 위협받게 되는 문제, 그리고 인간과 구분되지 않은 인공지능 로봇이 그들의 권리를 주장하게 되는 문제, 이 두 문제가 충돌한다면 우리가 인공지능 로봇에게 밀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은 자신할 수 없다. 그렇다면 미래에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던 창의성과 감정, 공감 능력 등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의미가 없어진다. 이미 예술계는 창의적인 소재가 고갈된 시대에 맞춰 지금껏 나온 작품들을 토대로 대중이 원하는 작품을 즉석에서 만들어 내는 인공지능 로봇의 작품을 선보였다. 또 로봇이 데이터를 토대로 겉보기에 완벽하게 감정을 구현한다면 우리는 로봇이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흉내만 내는지 구분할 수 있을까? 더 이상 로봇에게 감정이 없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간만이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공감능력은 서비스업 종사자가 대부분 기계로 대체되고 사회가 개인화되어 간다면 자신만의 공감 대상, 즉 자신을 전적으로 지지해주는 인공지능을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이 바라는 정보를 토대로 더욱 적절한 위로를 해 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이해는 상대방이 자신에게 해 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상대방에게 이해받았다고 느낄 때 상대의 실제 이해 여부와는 상관없이 인간은 위로를 받는다. 즉 ‘일라이자 효과’가 존재하듯이 이해받았다고 느끼는 데에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구분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인간을 인공지능 로봇과 구분하고 인간에게서 인공지능 로봇과 차별화된 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더 이상 소용없는 일이다. 

 인간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 인공지능 로봇과 상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공지능 로봇과 상생할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을 왜 구분하려고 하는지 그 원초적인 질문의 답을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을 구분하려는 이유는 인간이 쓸모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 잠재되어 있는 인간우월주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려움과 인간우월주의는 평화로운 공존을 위하여 사라져야 한다. 과거, 기술의 발달로 산업의 형태가 변할 때마다 일자리가 새로 생기거나 사라졌고 사람들의 사고방식도 달라졌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과거에 안주하여 변화를 두려워하고 무작정 도입을 반대했던 사람들은 두려움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에 대해 고민하고 대비했던 사람들의 뒤로 밀려나게 되었다. 인공지능 로봇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두려워한다고 인공지능 로봇의 개발이 법적으로 금지되는 일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미래 사회의 인공지능 로봇과 인간 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인간우월주의에서 오는 로봇 차별이다. 우리가 인간과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발달된 인공지능 로봇이 상용화된 시대에서 인간우월주의 의식을 버리지 못하고 혐오의 시선으로 차별한다면 로봇이라고 로봇우월주의 의식을 펼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러한 상황이 도래하면 인간은 로봇에 의해 억압받고 심지어는 지배당할지도 모른다. 우리에게 인공지능 로봇이 편리함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같이 살고 싶은 존재라면 인공지능 로봇에게 역시 인간도 같이 살고 싶은 존재가 되도록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두려움과 인간우월주의 사고에서 벗어나 인공지능 로봇과 공존하기 위해 어떤 태도가 필요할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로봇 중독》에서 보이는 갈등들 역시 인공지능 로봇을 제대로 존중하지 않는, 사고방식의 편협함으로부터 생기는 갈등이다. ‘특이점’을 지니기 전인 인공지능 로봇 ‘이니티움 305’를 인정하지 않고 괴롭히는 중학생들, 인간의 마음대로 만들어지고 버려진 로봇들이 가득한 로봇 수리점, 로봇을 소모품으로 보고 함부로 대하는 곽용주 소장은 모두 로봇과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에 발맞춘 사고방식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다. 특이점이란 로봇만의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되고 어쩌면 감정까지 가지게 된다는 설정이다. 특이점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은 인간의 예측을 뛰어넘는 행동과 생각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특이점의 여부로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영역을 구분해 놓고 미래에 그 영역은 무너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특이점을 지닌 인공지능 로봇은 어느 순간 우리와 공존하게 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이 공존하게 될 때를 위해 우리는 먼저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사고방식을 바꾸고 수용의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인간과 인공지능 로봇의 평화로운 공존은 인간의 수용에서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에 인공지능 로봇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 미래에 인간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 수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용을 통해 미래의 인류와 인공지능 로봇의 평화로운 공존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이지호 (심석고등학교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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