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강아지를 위하여 돼지고기로 만든 베이컨을 주며 돼지는 고기라고 생각한다. 동물에 대하여 이러한 일관성이 없는 이중적 시각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며 일부러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사람들 사이에서 보이는 갈등요인은 한사람의 내면에서도 일어나고 있어서, 돼지고기를 먹으면서 돼지 베이브는 개보다 더 영리하기 때문에 고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이중적 시각은 최근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동물은 감정을 느끼고 사물을 인식하며 더 나아가 도덕적인가? 많은 나라에서 동물을 학대하면 법의 처벌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동물을 함부로 학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쥐나 비둘기는 사람들에게 아무이익이 없으며 병원균을 전파하므로 구제(驅除)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한편, 동물은 '도구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동물에게는 "고유하게 내재하는" 도덕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동물에 대한 본연의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물에게 도덕적 지위를 일부 인정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동물들도 인의예지의 도덕적 기준을 가지고 살고 있다는 말인가? 이러한 논쟁은 인물성동론(人物性同異論)을 주장한 이간(李柬, 1677-1727)과 인물성이론(人物性異論)을 주장한 한원진(韓元震, 1682-1751)사이에 일찍이 논의 된 바 있다. 동물이 인간처럼 도덕적으로 살고 있는지 아닌지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지만 최소한 동물이 사람처럼 감정이 있고 상황에 대한 인식을 할 줄 안다는 증거는 많이 있다. 동물은 통증을 느낄 줄 알고 정신적인 두려움이나 즐거움을 표현 하며 외부 상황에 대한 판단 처리를 하여 결정을 한다.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마음처럼 동물도 그러한 욕구가 있다면 사람들은 최소한 그러한 동물의 利害에 대하여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것은 바로 고통 받는 상대를 인(仁)으로써 불쌍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의 도덕적인 면이다. 동물을 죽이지 않으면 생존 할 수 없었던 원시시대의 사냥꾼처럼 현대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물을 죽여서 고기를 먹고 동물실험을 통하여 의약품을 개발하면서, 동물의 희생을 대가로 하여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 있다. 어떤 사람들은 인간의 생존 목적을 넘어서 지나게 많은 육식을 소비하거나, 심미적인 목적으로 동물을 희생하고 또한 목적이 불분명한 동물실험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동물에 심각한 고통을 준다. 인간과 동물 더 나아가서는 자연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검은색의 술잔과 흰색의 사람그림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일시 : 2018. 9. 15. 토 10시 30분~12시 30분 *장소 : 법무법인 민후 (2호선 역삼역) *주제 : 동물에 대한 배려 *발표 : 박재학(서울대학교) *주관 : 서울대 철학사상연구소, 한국포스트휴먼학회,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인공지능인문학 HK+사업단 *후원 : 한국연구재단, 법무법인 민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