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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열풍 속 K-pop의 기대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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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0 23:33

 인공지능(이하 AI)은 음악 산업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로 떠오르고 있으며, K-pop에 다양한 형태로 스며들고 있다. AI 기술로 제작한 버추얼 아이돌, 버추얼 가수, 버추얼 아티스트 등을 비롯해 AI 기술을 이용한 음원 제작, AI 커버곡 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처럼 음악과 AI 기술 융합이 점차 고도화되면서 AI가 K-pop 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먼저, 가요계에서 활동하는 기술이 만든 장르로 일컬어지는 버추얼 휴먼에 대해 살펴보면, 게임 회사로 잘 알려진 ‘넷마블’ 자회사인 ‘메타버스 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제작한 버추얼 아이돌 ‘메이브(MAVE:)’,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 ‘펄스나인(PULSE9)’이 AI 기술로 구현한 버추얼 걸그룹 ‘이터니티(Eternity)’등이 있다. 
 이터니티의 멤버 제인은 YTN ‘뉴스라이더’에 생방송으로 출현하여 화제를 모았고, 메이브와 나이비스는 더욱 완벽한 비주얼, 움직임과 실력을 갖추고, 주류 문화로 자리 잡기 위해 AI 기술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그들이 지닌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 있으며, 팬덤을 형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들이 K-pop 전반에 걸쳐 탄탄한 경쟁력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다음으로 AI 기술을 적용한 음원 제작 사례를 살펴보면, 2023년 5월 15일 하이브(HYBE)는 ‘미드낫(MIDNATT)’이라는 아티스트 공개와 함께 신곡 ‘마스커레이드(Masquerade)’를 발표하였다. 미드낫은 그룹 에이트 및 옴므 출신의 발라드 가수 ‘이현’으로, 자신의 노래에 AI기반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과 ‘다국어 발음교정 기술’ 등을 적용하였다. 
 AI기반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은 실제 가수의 목소리를 베이스로 새로운 음색을 제작해 음원에 최적화된 보이스를 디자인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음색을 선보일 수 있는 기술이다. 미드낫(이현)의 목소리에 AI기반 ‘보이스 디자이닝 기술’을 적용해 여성의 음색으로 구현하여 미드낫과 어울리는 최적의 여성 목소리를 생성하였다. 
 그리고 AI기반 ‘다국어 발음교정 기술’은 아티스트가 외국어로 가창한 데이터 원본을 원어민의 발음으로 교정해 주며, AI가 학습한 원어민의 발음을 아티스트 가창 데이터에 적용해 자연스러운 발음을 구사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활용해 미드낫의 신곡 마스커레이드를 한국어, 영어, 스페인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6개 언어로 발매하였다. 
 미드낫 음원은 K-pop 확장의 길을 아티스트 및 팬덤 산업뿐 아니라 기술에서 찾는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실상 언어적 장벽으로 인해 글로벌 음반 시장에서 K-pop의 매출 점유율은 약 2%에 머물러 있었고, 비영어권 아티스트들의 해외 진출 장벽으로 작용했는데, 음원 제작에 있어 AI 기술의 도입은 음악 산업과 K-pop 시장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AI 기술은 작곡과 편곡에도 활용되었는데, 지니뮤직은 AI 스타트업 ‘주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가수 테이의 히트곡 ‘같은 베개’를 편곡해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의 OST를 제작하였다. 이 과정에는 AI가 노래를 듣고 음정의 길이와 멜로디를 파악해 디지털 악보로 구현하는 기술이 적용되었다. 뿐만 아니라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는 주연 배우를 포함해 총 19명의 출연진이 등장하는데, 이 중 8명의 배역은 AI 보이스가 연기하였다.

 마지막으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AI가 학습해 음원을 무제한으로 생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즉,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의 목소리를 구현해 내거나 다른 가수의 곡을 커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는 고인이 된 가수 김광석·김현식·유재하·임윤택·터틀맨 등의 목소리 및 모습을 AI 기술로 복원하였으며, 해외에서는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브루노 마스(Bruno Mars)의 히트곡 ‘When I was your man’을 커버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모았다. 
 또한 브루노 마스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뉴진스(NewJeans)의 'Hype boy'를 커버하였고, 프레디 머큐리(Freddie Mercury)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커버한 자이언티(Zion.T)의 '양화대교', 더 위켄드(The Weeknd)의 목소리를 학습한 AI가 커버한 피프티피프티(FIFTY FIFTY)의 ‘큐피드(Cupid)’등이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반면, 2023년 4월, '고스트라이터977(@ghostwriter977/TikTok)'라는 이름의 네티즌이 AI로 더 위켄드와 드레이크(Drake) 목소리를 구현해 신곡 ‘Heart on my Sleeve’를 발표하였고, 음원 유통까지 시키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이 음원은 AI 기술이 만든 가짜 음원이었기에 두 가수의 소속사인 유니버설뮤직(Universal Music Group, UMG)의 문제 제기로 음악 이용과 유통이 차단되었다. 현재, 이 사건을 계기로 생성형 AI의 음원 저작권, 목소리 퍼블리시티권 등 저작권 침해 논란과 법·제도 정비 필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다.

 대중음악 전문가들은 음악 산업, K-pop 시장에서 AI 기술로 인해 폭넓은 음악 향유가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지만, 아티스트 고유의 특색 있는 목소리가 보편화되고, 생성형 AI가 저작권이 있는 곡의 가사와 멜로디를 무단 추출하는 행위 등은 아티스트 보호·저작권 문제 등은 업계 전체의 패러다임이 바뀔 수도 있으며, 법적・윤리적인 책임이 시급함을 입 모아 강조하고 있다. 

황서이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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