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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 AI와 외국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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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6 10:02


 

2023년 상반기 최대 이슈는 'ChatGPT'로 대표되는 생성 AI의 일 것이다. Open AI가 작년 11월에 선보인 GPT-3.5 버전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올 3월 15일에 GPT-4 버전이 공개되었다. 그리고 5월 11일 구글에서 ‘바드(Bard)’가 공개되면서 본격적인 생성 AI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사람과 마치 대화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텍스트를 생성하고 빠르게 답을 찾아주는 생성 AI의 출현은 새로운 시대가 도래한 것처럼 떠들썩했다. 심지어 구글이나 네이버와 같은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GPT-4가 공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비영리단체 '삶의 미래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는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가 감독하는 안전 프로토콜을 개발할 때까지 모든 AI 연구실에서 Open AI가 최근 공개한 AI 모델 GPT-4보다 강력한 AI 개발을 최소 6개월간 즉시 중단할 것으로 요청한다."는 공개 서명에 인공지능 개발에 앞장서던 일론 머스크(Elon Musk)나 스티브 워즈니악(Steve Wozniak), 스튜어트 러셀(Stuart Russell) 등과 같이 유명 AI 전문가들이 서명하였다. 여기에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Geoffrey Hinton)이 AI의 위험성을 자유롭게 말하기 위하여 구글을 떠났다고 하자 사람들은 AI가 가져올 불안한 미래를 다시 떠올렸다. 딥페이크(deepfake) 기술로 만들어 낸 가짜 사진이나 동영상이 갈수록 많아지고 허구를 담고 있는 텍스트들이 많아져 무엇이 진실인지 찾는 시대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은 시대 흐름상 계속될 것이다. 이런 현실 속에서 교육 분야에서 생성 AI 출현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미 Deep L이나 구글 번역기를 누구나 사용하는 시기에 외국어 교육의 필요하냐는 질문을 받고 있다. 

  통번역 앱이나 chatGPT와 같은 생성 AI는 외국어를 배우려는 학습자의 능력이나 학습 방식에 맞게 맞춤형으로 학습 자료를 제시하고 학습시키는 방법은 사람보다 나을 수 있다. 그러나 AI가 인간의 역할을 완전히 소화하기에는 인간과의 교류에서 나타나는 ‘라포(Rapport)’ 즉 정서적 유대감 형성은 부족하다. 교사와 학습자의 첫 만남에서 오는 어색하고 서먹한 감정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로를 알아가면서 형성되는 친밀한 감정은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AI에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외국어 교육에서 AI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많아질 것이다. AI를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 이용하는 사례는 ‘뮤지오(Musio)’를 통해 알 수 있다. 뮤지오는 AKA에서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교육용 로봇으로 학생들의 발음 교정과 회화 연습을 돕는 보조교사 역할을 하고 있다. 2017년 일본 교토 도시샤 중학교에서 도입하여 활용한 이후 국내에서도 2020년 3월 무릉초등학교에서 이 뮤지오를 도입한 이후 이를 이용하는 학교들이 늘고 있다.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들은 전통적인 교수 방법을 고수하지 말고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기술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외국어 교육에서 생성 AI 등장으로 두려워하는 시기가 아니라 이를 어떻게 교육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그 방법론을 찾아야 하는 시기이다. 어떤 프롬프트를 넣어야 학습자가 원하는 답을 구할 수 있을지, 시간 부족으로 충분히 못 한 대화 연습을 생성 AI로 연습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 줘야 할 것이다. 단어를 암기하게 하고, 비슷한 말이나 반대말 등으로 어휘를 확장하는 어휘 교육이나 단순하게 문형을 반복 연습하는 전통적인 외국어 교육 방법은 이제 학습자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COVID-19 이후 Zoom을 이용한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학습자들은 인터넷이나 컴퓨터를 통한 학습에 대한 거부감은 사라진 지 오래다. 오히려 2년 가까이 모니터 상에서 만나던 학습자들을 실제 교실에서 만났을 때가 어색하고 부담스럽다고 토로한 교사들도 있었다.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달라진 학습자의 모습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어휘 학습이다. 인터넷이 개발되기 전에는 학습자들은 새로운 어휘를 두꺼운 종이 사전을 이용했다. 그러나 외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이미 종이 사전이라는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종이 사전을 들고 다니며 새로운 한국어 어휘를 찾던 학습자들은 전자사전을 이용하더니 스마트폰 등장 이후에는 사전 앱을 이용하고 있다. 수업 시간 이제는 ‘chatGPT’나 구글의 ‘Bard’를 이용하는 모습을 볼 것이다. 

차준우(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HK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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