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아들에게 쓰는 편지, 과거의 엄마가 저는 7살 아들을 키우는 아이 엄마입니다. 어느 날 책상 위에 놓인 이 책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를 아들이 보며 질문했습니다. ‘엄마, 인간이 기계보다 특별해?’ ‘너 생각은 어떠니?’‘유치원 코딩시간에 배웠는데 로봇은 명령을 못 하고 인간은 명령을 할 수 있어. 인간이 기계보다 특별하지.’ 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생각해서 말하는 아들이 기특하고 귀여워 바라보다가 좀더 질문을 던져보았습니다. ‘아들, 만약 로봇이 스스로 생각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다면 어떠니?’ 그렇게 묻자 아이는 생각이 깊어졌는지 더 이상 말하지 않았습니다. 인공지능이 함께 하는 미래를 살아갈 미래의 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2024년에 있는 과거의 엄마가 책을 바탕으로 생각과 마음을 편지로 써보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에게. 안녕 아들아. 나는 지금 현재이자 미래의 너에게는 과거인 엄마야. 너가 살아갈 사회는 어떨까, 우리 시대의 기술 발전이 너희 시대의 아이들에게 쓰라린 독이 되었을지, 빛나고 아름다운 세계를 만들었을지 궁금하구나. 어른이 된 너의 관점과 생각에 도움이 되고자 엄마가 읽었던 한 책을 바탕으로 마음을 담아 편지를 써본다. 2020년에 발간된 이 책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할까(인문브릿지 연구소, 갈라파고스)’는 챗 지피티와 미드저니 등 온갖 인공지능이 쏟아지는 시대에 발간된 책이란다. 엄마 시대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igence,AI)은 컴퓨터 시스템이 인간의 지능적인 작업을 수행하거나 모방하는 능력을 가진 기술을 가리키는데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어. 특히 24년도에는 대화형 인공지능 기술 및 그림 및 영상만들기 분야 그리고 문서요약, 자율 주행 자동차 및 의료진단 보조 기구 등으로 확장이 되고 있단다. 현 시대의 사람들은 인공지능에 대해 고민이 많단다. 이 책은 그 중에서 3가지를 집중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어. 인공지능이 도래한 시대에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떤 존재인지? 기계(또는 인공지능)와 인류가 공존할 수 있는지? 미디어(소셜, 빅데이터, 가상현실)가 인간의 세계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등을 말이야. 그중 엄마는 이 책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사회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야기를 하고싶구나. 우선, 인공지능은 인간을 대체할까? 인간이라는 존재는 인공지능보다 특별한 존재가 맞을까?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긍정적인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엄마가 책을 읽고 정리한 결론은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서 무엇이든 영향을 주겠지만 인간 자체를 대신할 수 없다는 거야. 인공지능이 인간을 흉내내고 존엄성을 위협하고 일자리를 대체할 수는 있겠지. 그러나 인간의 본질은 따라할 수 없어. 들어볼래? 철학자 도나 해러웨이는 본격적인 인공지능과 기계의 시대와 함께 인간과 비인간 존재들의 경계에 대해 물었단다. 즉, 인간은 ‘어떤 것’이 되어야하는지 먼저 묻고 답해야 AI시대 우리가 인공지능과 함께 할 수 있다고 말이야. 엄마도 공감해. 인간은 ‘어떤 존재’로서의 특징을 지니는지 잊지 말아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으니까. 이 책의 특히 2장 ‘인간은 기계보다 특별한 존재인가’에서 AI를 2가지로 분류해. 약한 인공지능과 강한 인공지능으로 나눈 뒤 특히 강한 인공지능(Strong AI)에 주목하며 인간의 지능와 감정이 만들어지는 과정, 인간의 무의식의 실체를 파악하면 인공지능이 결국 인간과 같아지는 것은 아닌가를 이야기하고 있어. 너희 시대는 어떠니? 정말 인공지능이 결국 인간과 같이 감정을 느끼고 생각하고 있니? 엄마는 왠지 아닐 것같구나.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 인공지능이 인간처럼 느껴진다고 하여도 인간이 지닌 본질 ‘변함’과 ‘생명으로서의 힘’은 기계가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해. “이 세상의 영원한 진실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 변한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과학기술 혹은 신의 축복에 의해 불멸의 삶을 살아간다 할지라도, 우리는 가변성의 세계로 흘러가는 ’시간의 기차‘에서 내릴 수 없다(p.36)” 인공지능은 불멸의 존재지. 하지만 인간은 결국 변화하고 죽음을 앞두고 있기에 늘 주어진 삶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는 존재란다. 인간은 늘 변화하고 진화하고 타자와 맺은 관계 속에서 변화하는 ’성장‘의 가능성이 있는 존재란다. 그래서 인간의 삶은 더 치열하고 가치있는 것이고.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해 인간의 영역을 흉내낸다고 하더라도 죽음을 두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인간의 삶의 에너지는 겨코 흉내낼 수 없을 거라고 엄마는 생각해. 그런 사실이 너가 살아가는 미래 시대에 너의 가치와 존엄성을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인공지능 기술과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할까?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기존의 기술이 ‘발굴’Techne처럼 숨겨진 것을 드러내게 하는 거였다면 현대의 기술은 ‘몰아세움’(p.70)을 통해 기술이 인간의 욕구와 필요에 따라 마음대로 조작 처분되고 있음을 이야기해. 하이데거는 기술을 전적으로 부정해야한다기보다 기술의 본질 속에 위험과 전향이라는 두 가지 상반된 특성이 공존하고 있으니 인간과 사물의 관계를 올바르게 정립하여 기술이 가진 위험성을 극복해야한다고 이야기해. 너희 시대의 사람들은 혹시나 인간을 사물의 부품처럼 생각하지는 않니? 아무리 인공지능 및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이 기계의 부품처럼 되지 않도록 관점을 지켜주었으면 좋겠구나. 인공지능은 결국 나와 너의 사회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인공지능 연구의 권위자인 토비윌시는 ‘생각하는 기계(2018)’에서 이렇게 얘기했단다. 첫째,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가에 대해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겠지만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도 많을 것이니 일자리 자체는 줄어들지 늘어날지 예측할 수 없다고 해. 새롭게 생겨나는 미래의 일자리를 위해 인간은 지속적으로 교육을 받아야한다고 말이야. 둘째, 인공지능이 인류를 위협할 것인가? 이에 대해 슈퍼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이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야 함을 이야기하고, 셋째, 2050년까지 인공지능이 인류의 미래에 초래할 10가지 주요변화를 이야기했단다.(p.73,p.74) 너희 시대에 몇 가지나 이루어졌을지 한번 웃으면서 보렴. 자율 주행 자동차의 일상화, 가정용 인공지능의 시대, 가상과 현실의 구분이 없는 하이퍼 리얼시대, 컴퓨터가 인간을 채용하고 해고함을, 사물 인터넷을 통한 음성대화, 인공지능 범죄의 유행, 로봇 스포츠팀의 등장, 무인 수송시대의 보편화, 로봇이 뉴스를 제작하고 보도하고, 인공지능 챗봇이 인간의 사망후에도 죽은 자처럼 이야기하고 가족들을 위로한다고 하네. 어떠니? 많이 이루어졌니? 결국 저러한 주요 변화는 너의 삶을 더욱 행복하게 해주었니?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 노동과 여가의 관계가 잘 균형잡혀 있니?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서도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생산성은 높아지고 보편적 복지와 같은 사회적 장치를 통해 더 좋은 노동이 사회에 보편화 될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p.131) 토마스 바셰크 라는 학자도 “우리에게는 더 적은 노동이 아니라 더 좋은 노동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p.137)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2014)’ 에 따르면 좋은 노동은 다음 같은 기준을 갖는대. 우리의 가치관 및 감정과 일치해 진정성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주는 노동, 우리를 풍요롭게 해주고 자아실현을 돕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여 사회적 결속을 강화시켜준다고 하네. 사회 전체가 좋은 노동의 기준을 갖고 그러한 노동이 확산이 되었어야할텐데 어떨지 궁금하구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 감기에 걸려 콜록거리는 너의 이불을 덮어주며 현재의 엄마는 소망한단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달하여도 인간이 지닌 생명과 사랑은 기계가 흉내낼 수 없음을 잊지 않기를, 사회 전체에 혁명적인 발전을 갖고오더라도 그 속에 사람이, 사람들이 함께 같이 살아가고 있음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언제까지나 널 사랑하는 엄마가. 오은혜 (서울시 은평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