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신문 김지영 기자] 시와 시인이 오늘의 독자들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하지 못하면 AI-시인에게 자리를 내주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농담이 아닌 현실로 마주하게 되었다.
인공지능과 공존하는 시대에 대한 상상, 더 이상 인간이 특권적 위치에 있지 않은 포스트휴먼 시대에 대한 상상이 점차 가까운 미래의 일이거나 현실이 되어 가면서 시를 읽고 쓰고 가르치고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하는 논의들이 있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저자들은 《아직 오지 않은 시(소명출판, 2022.01.30.)》를 기획하였다. 인간 가치의 변화 속, 시의 미래를 바라보다
포스트휴먼의 시대라고 불리는 오늘날, 시의 가치를 되묻고 성찰하면서 더 나은 미래를 꿈꾸기 위한 책이 출간되었다. 중앙대학교에서 함께 시를 읽고 연구해 온 여섯 명의 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출간한 「아직 오지 않은 시-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미래」는 지금의 현실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시’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빠른 속도로 변화해가는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는 시 담론 연구서가 발간된 것이다.
전통적인 인문학에서는 인간과 인간다움, 휴머니즘의 가치를 중시해 왔지만 현재 우리들이 살아가는 포스트휴먼 시대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오랫동안 인간, 인간성이라고 여겨왔던 가치들을 의심하고 되묻게 되었다.
‘포스트휴먼’이라는 말은 더 이상 낯선 말이 아니게 되었지만 시 담론과 시 교육 담론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담아낸 책이 거의 없었다. 시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논의하고 무엇을 살펴봐야 하는지 말하는 책이 현 시점에 필요하다는 생각에 저자들은 합의하며 지금의 시대에 짚어야만 하는 시에 대한 사유를 담은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미래를 어떻게 예측하고 교육할 수 있을 것인지를 탐구하며 모색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이 책을 통해 인간에 대한 전통적인 가치가 의심받는 포스트휴먼 시대에 시를 왜 읽어야 하며, 어떤 시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총 3부로 이루어졌다. 총론에 해당하는 제1부 ‘인공지능, 포스트휴먼, 그리고 시’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지나친 비관주의와 근거 없는 낙관주의를 넘어서, 다가올 포스트휴먼 시대에 시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어떤 방향으로 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지 논의하였다.
타자에 대한 혐오가 만연한 시대에 공감의 원리로서 시 교육의 필요성과 그 구체적인 역할과 방향에 대해 논의하면서 포스트휴먼 시대에 대비한 인문학으로서의 역할을 시 교육이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함을 제안했다. 「인공지능 시대 시의 윤리와 시적 정의-인공지능인문학을 위한 제언」에서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한 축을 이루는 인공지능 시대의 윤리적 쟁점을 시의 역할과 관련해 점검하면서 인공지능 시대에 요구되는 윤리를 사유한다.
「포스트휴먼 시대 시 교육의 역할과 방향-새로운 시대의 윤리를 표방하는 시 교육 내용에 대한 시론」에서는 포스트휴먼 시대 시 교육의 역할과 방향에 대해 제안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시 교육의 내용이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 고민하였다.
제2부 ‘포스트휴먼 시대 시의 변화’에서는 전통적 시론의 개념적 틀을 벗어나 변화하는 시를 다각도로 살펴보며 포스트휴먼 시대에 읽고 가르쳐야 하는 시의 내용과 형식을 본격적으로 탐구했다. 2부에 실은 다섯 편의 글은 각각 비주체, 젠더, 감정, 언어, 이미지라는 주제를 통해 최근의 시들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며 포스트휴먼 시대 시에 요구되는 가치와 지향을 전망한 글이다.
「세숫비누 일곱 개의 인간」은 시의 주체가 아니라 ‘비주체’가 힘을 갖는 방식에 주목하며 시의 비주체에 권력을 부여하려 시도한 글이다. 인간과 물질의 수직적 구분을 거부하는 최근의 시에 주목하며 인간이란 범주 안에서 주체로 당연시되어왔던 것들에 대해 성찰하였다. [사진출처=소명출판]
저자 공현진은 중앙대학교 다빈치교양대학 강사.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전 연구보조원. 주요 저서 『다시 읽는 백석 시』 저자 백선율은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연구보조원. 저자 성현아는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문학평론가. 2021년 『경향신문』 『조선일보』 신춘문예 등단. 저자 윤은성은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전 연구보조원. 시인. 2017년 『문학과사회』 신인상. 『주소를 쥐고』. 저자 이경수는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공동연구원. 문학평론가. 주요 저서 『춤추는 그림자』 『이후의 시』 『백석 시를 읽는 시간』 등. 저자 황선희는 중앙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사 수료.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 HK+사업단 전 연구보조원. 주요 저서 『다시 읽는 백석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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