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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인간을 모르면 '이루다'꼴 나…완성도 높이려면 인문학 융합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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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2 19:55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에서 만난 이찬규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이 인공지능인문학 분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사진설명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에서 만난 이찬규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이 인공지능인문학 분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인간의 감정은 복합적입니다. '시원섭섭하다' 같은 표현이 대표적이죠. 인간성을 구성하는 다른 요소들 역시 단일 개념으로 단순하게 규정하기 어렵습니다. 인공지능(AI) 개발 과정에 인문학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지난 18일 서울 동작구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에서 만난 이찬규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장(59)은 '인공지능인문학'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인문콘텐츠연구소는 현재 AI 윤리학은 물론 AI가 인간의 행동을 상황과 맥락에 맞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처리 기술 분야도 주요 연구 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1994년 중앙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부임한 이 소장은 의미론과 화용론, 의사소통론 등 자연언어 분야를 공부한 언어 전문가다. AI의 부상과 함께 인공언어에도 관심을 갖게 된 그는 1997년 학과 안에 컴퓨터 15대를 갖춘 언어정보처리실을 만들고 정보기술(IT)을 응용한 세부 학문 분야를 구축했다. 중앙대 국어국문과 졸업생 중 일부가 2000년대 초반부터 IT 대기업에 취업할 수 있었던 바탕이다. 2017년부터는 인문학 관점에서 AI 개발을 연구하는 국내 유일의 학술기관인 중앙대 인문콘텐츠연구소를 이끌고 있다.

이 소장은 인문학이 AI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필수불가결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AI 개발 과정을 단순화한다면 시작점은 데이터 구축"이라며 "감정을 예로 들었을 때 '기쁨'이나 '슬픔' 같은 키워드로 분류하는 것처럼 AI 구현에 필요한 유형의 데이터를 요소별로 분류하고 축적하는 작업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AI가 인간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이 같은 데이터를 맥락에 맞게 응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인간의 행동을 결정짓는 건 나노 단위의 정밀값이 아닌 근삿값을 활용한 사고 방식이다. 그리고 근삿값적 사고는 인문학에 축적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 소장은 AI가 지켜야 할 윤리 기준을 구축하는 과정도 유사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AI의 윤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하지 말라'는 비윤리적 행동 기준을 통해 구축된다"며 "AI가 만약 인간 행동에 대한 맥락적 이해 없이 특정한 윤리 기준을 습득한다면 마치 종교의 원리주의자가 불신자를 바라보듯 인간을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올해 초 혐오 표현 사용과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던 대화형 AI인 이루다 사태도 사실상 데이터에만 의존하다가 벌어진 일"이라며 "인문학적 이해가 뒷받침됐다면 좀 더 인간다운 대화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이 소장이 바라보는 '완벽한 AI'의 경지는 문학을 이해하는 정도에 이르는 것이다. 그는 "이야기가 주는 쾌감을 즐기는 존재는 오직 인간이 유일하다"며 "AI도 인간처럼 등장인물들이 서로 관계를 형성하고 갈등을 해소하는 이야기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다면 실제 인간과 상호작용을 이루는 상황에서도 맥락에 맞는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정도의 연구 단계에 이르기까지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연구소 구성원 중 동서양 고전문학은 물론 미학과 비평을 전공한 인력을 채용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소장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인문한국플러스(HK+) 사업 종료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AI인문학에 대한 연구활동이 축소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7년간 100억원 안팎의 지원금을 받아 AI인문학 분야를 다룬 국내 유일의 국제 학술대회를 여는 등 세계 유수의 석학들과 교류할 수 있었다"며 "사업 기간이 끝나면 최대로 받을 수 있는 지원금이 지금의 20% 수준으로 떨어져 애써 다진 기반이 무너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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