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주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교수가 6일 ‘2023 KERIS 심포지움’에서 강연하고 있다.
대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정언명령(定言命令)'을 인공지능(AI) 시대에 적용해야 한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칸트에 의하면 정언명령이란 행위 자체가 선이기 때문에 무조건 그 수행이 요구되는 도덕적 명령이다.
'칸트와 AI'를 연구한 김형주 중앙대학교 인문콘텐츠연구소 교수는 6일 ‘2023 KERIS 심포지움’에 참석해 '인공지능 시대의 인류는 무엇이 필요한가? 휴머니즘 그리고 그 후'를 주제로 강연했다. 김형주 교수는 강연을 통해 AI 시대를 정언명령에 도입해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주 교수는 "칸트의 정언명령을 '인간을 어떤 경우에도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뜻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많은데, 칸트는 인간이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부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복잡한 세계에서 우리는 타인의 힘에 기대지 않고 하루도 살아갈 수 없고, 서로가 서로를 수단으로 삼아 이 세계는 돌아간다는 점에서, 칸트는 인간을 수단으로만 삼아서는 안 되며, ‘언제나’ 그리고 ‘동시에’ 목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AI가 인간을 능가한다는 우려는 인간을 수단이자 도구적 존재로 보는 것이다"며 "인간을 목적으로 대하기 위해선 세상의 모든 건 환원될 수 없는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기저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에 '휴머니즘'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AI가 코딩도 하고 그림도 그리는 등 인간에게 다양한 편리를 제공하는 지금, AI는 인간이 아니다는 생각을 가지고 기술의 원리를 알고 어떻게 나에게 최적화해서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교수는 "지금의 시대를 칸트 정언명령에 대입하면 수단은 생성형AI 활용능력, AI 교육 인프라, 디지털 경쟁력, AI 윤리 등으로 볼 수 있고, 목적은 배려, 연대의식, 공동체 의식 등을 떠올릴 수 있다"며 "그 사이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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