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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코카콜라, 필립스, 듀폰, 미셰린, 스와로브스키, 허시…. 자동차에서 초콜릿까지 분야가 각각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모두 100년 넘은 장수기업이라는 점이다. 시대를 뛰어넘고 살아남은 '100년 기업'의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이 기업들을 이끈 인재를 키워낸 대학의 경쟁력이다. 전문가들은 100년 기업이 10곳 미만인 대한민국의 미래를 '100년 대학' 10곳이 열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100년 대학'이 4차 산업혁명으로 접어든 시대를 이끌 인재를 키우고 국가 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100년 대학' 10곳은 "혁신하지 않으면 영원할 수 없다"며 변화와 성장을 강조했다. 학령(學齡) 인구의 가파른 감소와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달로 전통적인 대학 모델이 위협받는 가운데 "새로운 100년을 열기 위해 변화의 흐름을 읽고 연구와 교육을 혁신한다는 것"이다.

개교 115주년을 맞은 고려대학교는 이중전공과 융합전공을 활성화해 전공을 넘나드는 교육과 연구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 학생과 교원이 창업의 모든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창업지원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또 사물인터넷(IoT)과 블록체인,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캠퍼스를 구현했다. 석탑연구상과 석탑기술상 등 연구지원 프로그램 등의 열매로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연구자 명단에 고려대 교수 7명의 이름이 올랐다.

올해 개교 114주년을 맞는 동국대학교는 '공헌으로 존경받는 글로벌 동국'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화쟁형 인재의 배출을 핵심 키워드로 삼고 있다. 교육혁신처를 신설해 올해 1학기부터 융합전공제를 도입해 공공인재융합전공과 인텔리전스로봇융합전공을 신설했다. 작년부터 양방향 원격수업 시스템을 준비한 동국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이번 1학기 모든 과목을 실시간 원격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1906년 의명학교에서 시작된 삼육대학교가 개교 100주년 때 세운 비전은 미션(Mission), 비전(Vision), 열정(Passion)을 지닌 'MVP 인재 양성'이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정보통신기술(ICT) 인재를 양성하는 '수-이노베이션 아카데미(SU-Innovation Academy)'를 열어 경영정보학과, 컴퓨터공학부, 컴퓨터메카트로닉스공학부, 아트앤디자인학과를 융합한 연계 전공 과정을 운영 중이다. 삼육대 교육혁신단 디지털러닝센터는 최근 가상현실(VR)을 이용해 물리 치료 임상 실습을 할 수 있는 교육용 콘텐츠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1910년 공립 어의동 실업보습학교로 시작한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새로운 100년을 대비해 연구 성과가 뛰어난 '박사후 연구원'을 발굴, 영입하고 있다. 가장 의욕적이고 창의적인 신진 학자들을 지원해 세계적 수준의 핵심 연구 분야를 갖춘다는 취지다. 또 서울과기대는 2021년 60명 정원의 '인공지능 응용학과'를 신설해 다양한 전공 분야의 융합을 전제로 하는 인공지능 전문가를 키울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 융합대학원 설립도 추진한다.

국내 유일의 4년제 공립대학인 서울시립대학교는 올해 개교 102주년을 맞는다. 국내 최초로 신설한 도시과학대학을 특성화한 서울시립대는 '시대정신과 미래 가치를 선도하는 대학'을 미래 비전으로 세웠다. 이를 위해 횡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역량을 고루 갖추고, 종적으로는 전문성을 갖춘 'T자형 인재'를 키우기로 했다. 도시과학빅데이터·인공지능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몽골에 '글로벌 캠퍼스'를 설립해 해외의 도시 전문 인재도 키워낼 계획이다.

성균관이 자리 잡은 1398년을 건학 연도로 삼은 성균관대학교는 올해로 622주년을 맞는다. '글로벌 리딩 대학'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학생 성공'을 새로운 교육 키워드로 선보였다. "학생 성공을 위해 혁신하고 공유하는 대학이 된다"는 것이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대학원'을 개설했고, 올해는 여름방학 기간에 '도전학기제'를 도입해 알고리즘 개론과 인공지능 개론 등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혁신융합수업을 한다.

1906년 시작된 숙명여자대학교는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민족 여성사학이다. 숙명여대의 교육 핵심 전략은 '학생의 행복과 성장'이다. 숙명여대는 올해 모든 계열 학생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도록 했다. 또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산학협력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 기술로 각광받는 클라우드 컴퓨팅 교육과정도 마련했다. 학사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설계하는 유연학기제도 도입했다.

1885년 광혜원으로 시작한 연세대학교는 2020년을 미래 사회의 시작점으로 삼고 '밀레니얼 제트(MZ)' 세대를 위한 교육 혁신을 내세웠다. 연세대는 디지털 교육 혁신을 위해 '어도비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을 연세대 구성원 모두 쓸 수 있도록 했다. 3D 프린터 등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메이커 스페이스', 스마트글라스 등 최신 장비를 체험할 수 있는 '와이 스마트 스페이스'도 열었다.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등을 활용한 온라인 교육 플랫폼 개발도 추진 중이다.

1886년 대한민국 최초의 근대 여성 교육기관으로 설립된 이화여자대학교는 '미래를 개척하는 여성 지성'을 비전 삼아 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고 있다. 국내 주요 대학 가운데 최초로 계열별 통합 선발을 도입해 신입생이 1년 동안 충분한 전공 체험 기회를 가진 뒤 전공을 선택하도록 했다. 미래 사회의 변화를 유연하게 수용하기 위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트랙, 학과 간 협동 과정을 신설했다. 국내 최초로 사회적경제 협동 과정을 신설했고, 신약 개발·화장품 소재·식품공학·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업 기업 12곳을 운영하고 있다.

1918년에 시작된 중앙대학교의 미래 100년 화두는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다. 중앙대는 소프트웨어대학과 인문콘텐츠연구소를 신설해 인공지능 관련 교육과 연구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1년 1학기부터는 학부과정에 'AI학과'와 '첨단소재공학과'가 신설된다. AI공동연구소도 설립해 생명·문화·제조 분야에 특화된 산학연계 프로젝트를 추진할 예정이다. 일반대학원에 'AI학과'를 신설해 오는 2학기부터 신입생을 모집하며 교육대학원에 '인공지능창의융합교육전공'을 신설한다. 중앙대는 최근 대화형 AI챗봇 서비스를 열어 학적·수업·성적·장학·편의시설 이용 등 대학 생활 전반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