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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는 이성이 감행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비판을 인공이성비판으로 규정하고 그것의 학문적 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칸트, 딜타이, 호르크하이머의 이성비판 기획을 차례로 검토하면서 이성비판 기획의 계보를 개략적으로 구성해 본다. 이를 통해 칸트의 이성비판 개념이 각기 다른 시대에 어떻게 자기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지 밝힐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이성비판의 의미에는 이성의 자기비판으로서 이성을 구성하는 요소들에 대한 분석, 이성의 타자 비판으로서 당대의 학문 비판, 나아가 학문과 교통하고 있는 시대정신에 대한 비판이 속해 있다는 사실, 이성비판 계보의 근본정신은 ‘이성의 자율성 복권’, ‘체계에 대한 추구’라는 사실도 논증할 것이다. 이러한 결과들을 현재 유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인문학에 적용한다. 구체적으로 말해 비판의 첫 번째 역할에 따라 인공지능 인문학을 인공지능 철학, 포스트휴머니즘, 디지털 인문학, 인공지능 윤리로 범주화한다. 그리고 ‘체계에 대한 추구’, ‘자율적 이성의 복권’이라는 ‘이성비판’의 시각에서 이렇게 범주화된 인공지능 인문학을 비판해 보면, 이들의 공통된 특성으로 경험주의적 양화주의가 도출된다고 논증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입장이 인문학을 포함한 모든 학문 단위에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 대안으로 재귀적 인간중심주의를 제시한다. 재귀적 인간중심주의는 인간의 실존적 존재 긍정과 인식론적 한계를 수평적으로 받아들인 이성의 솔직한 자기 고백이라 간주하여 이를 인공지능 윤리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기조라고 평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