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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도 이제 낯설지가 않다. 우리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쓰이고 있는 인공지능이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사실 이전에도 세상은 늘 변해왔으며, 변화하는 세상이 고전문학 연구자들에게 심각한 고민을 던져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즘 거세게 불어오는 변화의 바람은 국가를, 세대를, 지역을 가리지 않는다. 문학 연구도 마찬가지이고 고전문학 또한 여기서 예외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뿌리째 바뀌거나, 바뀌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고전문학의 경우에는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연구가 지속될 것이고 또 지속될 필요가 있다. 고전이 一朝一夕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듯 말이다. 그러나 부분적으로 고전문학 연구에도 새로운 방법론의 모색은 분명 필요해 보인다. 본고는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여 문학 작품을 분석해 보는 방식으로 이러한 필요에 부응해 보고자 한 시도이다. 연구를 위해 먼저 대학생들에게 ‘코로나-19’를 제재로 하여 시조를 창작하도록 하였고, 그 결과 105편의 분석 대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105편이 분석 대상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 연구자가 작품 모두를 하나하나 분석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단시간에 많은 작품을 분석할 수 있는 방법론을 탐색하는 본고에서는 의미 있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작품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법을 활용하여 해당 작품들을 분석해 보았다. 우선 KoNLPy의 Mecab을 사용하여 형태소를 분석하였고, 다음으로는 gensim 라이브러리의 Word2Vec 기능을 활용하여 워드 임베딩을 진행, ‘코로나’와 코사인 유사도가 높은 단어들을 도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리고 단어 벡터 간에 덧셈과 뺄셈의 의미 연산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하여 ‘나 - 코로나’ 형태의 의미 연산을 통해 코로나 종식과 관련한 대학생들의 인식을 살펴보았다. 여기에 Word2Vec을 통해서 학생들이 시조 창작 과정에서 자주 사용한 단어 100개를 추출하여 이를 2차원 공간에 시각화하여 표현하였다. 이상에서 진행한 작품 분석은 필자가 직접 몇 작품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한 것과 유사한 결과를 얻었지만, 이를 일반화하기에는 대상 작품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따라서 본고가 새로운 방법론 탐색으로서의 의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분석 대상이 되는 작품을 충분히 확보해야 할 것이며, 디지털 분석 결과를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의미화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