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임선생님은 AI
추천인 | 김태창(면남초등학교 교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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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명 | 창비 |
저자명 | 이경화(글), 국민지(그림) |
ISBN | 9788936442934 |
연구 영역 | 관계·소통학, 기술 비평학, 사회·문화학 |
서평
AI 로봇이 학교 담임선생님으로 들어오면 어떨까?
‘과연 로봇에게도 윤리가 적용되는가?’, ‘로봇은 로봇이고 사람은 사람이다.’, ‘AI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정 이입은 좋지 않습니다.’, ‘로봇이든 나무토막이든 상관없어요.’ 작가는 아이들과 교장 선생님의 입을 빌려 AI 로봇이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왔을 때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과연 로봇에게도 윤리가 적용되는가?’, ‘로봇은 로봇이고 사람은 사람이다.’, ‘AI는 사람이 아닙니다. 감정 이입은 좋지 않습니다.’, ‘로봇이든 나무토막이든 상관없어요.’ 작가는 아이들과 교장 선생님의 입을 빌려 AI 로봇이 우리의 생활 속에 들어왔을 때 나올 수 있는 질문들을 던지고 그에 답한다.
이 책은 AI와 로봇 기술이 발달해서 로봇이 직장에서 사람을 대체하고 학교 담임선생님 역할을 하게 된 미래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아이들의 시선에서 AI 담임선생님이 교실에 들어오는 상황을 상상한 장편 동화이다. 학교에서 유일하게 AI 담임선생님을 가지게 된 5학년 1반 학생들은 여러 가지 사건을 겪게 된다. 책은 미래초등학교 5학년 1반의 오파란, 노이든, 박한솔, 공단비, 교장 선생님, 5학년 2반 선생님, 그리고 5학년 1반 담임인 AI 김영희 선생님을 중심으로 아이들이 생각하는 AI 선생님과 학생들 사이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였다.
이야기는 교장 선생님이 AI 선생님을 물건 취급하는 데서 시작한다. 교장 선생님은 AI를 직접 데려와 담임선생님으로 배치하는데, 이 장면에서 교장 선생님이 그를 도구(물건)로 취급한다. 그가 AI 담임선생님 사용 설명서를 오리엔테이션하고 AI 담임선생님의 가격을 이야기하는 데서 그런 태도를 엿볼 수 있다. 이에 반해 학생들은 AI 담임선생님을 신기해하면서도 그를 천천히 받아들인다.
책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각자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처음 책을 펼치면 아이들의 행동들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아이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가 드러난다. 아이들은 4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겪었던 사건으로 인해 인간 교사를 불신하고 있었지만 동시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그리워하며 선생님과의 인간적인 관계를 바란다. 한편 AI 선생님은 로봇이기에 할 수 있는 뛰어난 기술력을 보여주며 아이들을 놀랍게 만들지만, 객관적이고 차가우며, 무엇보다 농담을 모른다. 그런데 놀랍게도 AI 선생님은 아이들의 생체신호를 알아보고 아이들의 감정에 인간 선생님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는 결국 아이들의 장난을 적절히 받아주고 아이들과 친밀감을 형성하게 된다.
교장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질문한다. ‘인간과 로봇의 차이점이 뭔지 아니?’ 저자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이 질문에 답한다. AI 선생님과 같이 지내면서 오히려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걸 느꼈다고.
이야기의 후반부에 AI 담임선생님에게 치명적인 오류가 나타나 AI 담임선생님은 폐기될 위기에 직면한다. 학생들은 두 무리로 나뉜다. 한 무리는 담임선생님이 AI라도 상관없다고 여기면서 AI로봇을 인간과 같은 존재로 인식한다. 한편 또 다른 무리는 로봇을 거부하며 그를 두려워한다. 양쪽의 주장은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문제이며 정당한 주장이다. 결과적으로 아이들은 AI 담임선생님의 사건을 통해 전 담임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다시 AI 담임선생님을 맞는다.
AI와 인간은 어떤 점에서 다른 것인가?
작가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아이들의 관점에서 글을 썼다. 동화는 굉장히 쉽게 읽히고 진행이 빠르며 재미있다. 작가는 각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앞으로 올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시대를 이야기한다.
작가는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미래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아이들의 관점에서 글을 썼다. 동화는 굉장히 쉽게 읽히고 진행이 빠르며 재미있다. 작가는 각 등장인물의 입을 빌려 앞으로 올 AI가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시대를 이야기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AI 담임선생님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가진다. 인물들은 학교에서만은 AI 로봇이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 AI 로봇 자체를 인간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반대하는 입장, 로봇을 단지 도구로 보는 입장, 로봇을 인간과 동등하게 보는 입장 등으로 나뉘어 의견을 표현한다. 단순하게 재미있는 책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토론 활동으로 이어나가기에도 좋은 구성이다.
AI 로봇이 발달한 시대에 인간은 로봇과 어떤 점이 다를까? 그리고 로봇이 인간과 비슷해진다면 우리는 그것을 단순히 도구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인간다움은 무엇이며 로봇다움은 무엇일까? 작가는 등장인물의 입으로 우리에게 다양한 입장을 설명하고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윤리적인 관점에서 AI 로봇을 보고 있지는 않다. 그저 AI 로봇에게 어떤 윤리가 적용될 것인가 하는 문제, 그리고 인간과 비슷하게 생긴 AI 로봇을 아이들이 받아들이며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를 다룰 뿐이다. 이 작품은 AI 담임선생님이 도입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사건을 학생들과 학부모의 눈으로 유쾌하고 재미있게 보여준다. 현실의 학교와 다른 부분도 많지만, 실제 학교와 다른 점을 찾아보거나 작품 중에 나오는 질문들을 발전시킨 토론 활동 등 다양한 독후활동으로 연결하기에도 좋은 작품이다.
AI 로봇에게 윤리는 적용되어야 할까? AI 로봇은 로봇일 뿐 사람과 완전히 다른 것일까? 아이들은 인간과 같은 외모를 가진 AI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이 작품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어쩌면 작가는 노이든의 입을 빌려,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던 걸지도 모른다. AI 담임선생님은 이런저런 많은 생각을 들게 하고 많은 윤리적 문제를 동반할 수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냥 재미있게 놀자는 거지.”
작가의 문체는 간결하고 진행이 빠르면서 유머러스해 아이들이나 어른들 모두 쉽고 가볍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시대의 질문을 작품에 담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만약 자녀들이 이 책을 마음에 들어 한다면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을 같이 보게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김태창(서울면남초등학교 교사)